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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질병 탐구노트: 뼈가 사라지는 병, '고를린 증후군'(Gorham-Stout Disease) 눈에 보이지 않게 사라지는 뼈의 비밀 뼈는 인체를 구성하는 가장 단단한 조직 중 하나다. 하지만 세계 어딘가에서는 스스로 녹아 사라지는 뼈로 인해 서서히 신체가 무너져 내리는 희귀질환을 겪는 이들이 있다. 바로 '고를린-스타우트 병(Gorham-Stout Disease)', 일명 ‘소멸성 골질환(Vanishing Bone Disease)’이라 불리는 희귀 질환이다. 이 병은 신체의 특정 부위에서 시작된 골조직이 서서히, 자발적으로, 원인 불명으로 흡수·소실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부위는 갈비뼈, 척추, 골반, 턱, 어깨, 대퇴골 등이며, 양측성 또는 다발성 병변도 가능하다. 고를린 증후군의 가장 극적인 특징은 골조직이 완전히 사라진 자리에 정상 뼈가 아닌 섬유성 연조직 또는 비정상 ..
특이질병 케이스파일: 얼굴을 잃는 병, '털곰팡이증'(Mucormycosis) 괴사로 무너지는 얼굴, 갑작스레 시작된 파괴 2021년 인도에서는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이르던 시기에 기이한 뉴스가 쏟아졌다. 바이러스 감염 이후 살아난 환자들의 얼굴에서 피부가 썩어들어가고, 눈이 붓고, 코뼈가 붕괴되는 증상이 보고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털곰팡이증(Mucormycosis)'이다. '블랙 파진(Black Fungus)'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이 병은, 일종의 급성 진균 감염성 질환으로, 털곰팡이과(Mucorales)에 속한 곰팡이가 신체 깊숙이 침투하여 조직을 괴사시키는 질병이다. 주로 부비동, 안구, 뇌까지 빠르게 전파되며, 안면 조직이 손상되거나 제거되는 일도 드물지 않다. 털곰팡이증은 대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서 발병한다. 특히 장기간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코로나..
특이질병 리포트: 피부가 녹아내리는 병, '스티븐스-존슨 증후군(Stevens-Johnson Syndrome)' 갑작스럽게 무너지는 피부 장벽 건강하던 사람이 감기약을 복용한 지 이틀 만에 입안이 헐고, 눈이 붓고, 피부에 수포와 열감이 생긴다. 며칠 뒤, 그 수포는 점차 전신으로 퍼지며 피부가 벗겨지고, 열이 오르고, 호흡까지 어려워진다. 이처럼 급성 피부·점막 괴사성 병변으로 시작되는 희귀 질환이 바로 '스티븐스-존슨 증후군(Stevens-Johnson Syndrome, 이하 SJS)'이다. SJS는 주로 약물 반응이나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중증의 면역 과민반응으로, 전신 피부의 약 10% 이하가 벗겨지는 형태를 말하며, 그 이상 진행될 경우 독성표피괴사용해(Toxic Epidermal Necrolysis, TEN)로 분류된다. 이 질환은 응급질환이며, 전신적 염증 반응과 함께 피부, 점막, 안구, 호흡기, ..
특이질병 케이스 파일: 멈추지 않는 출혈, '선천성 혈우병'(Hemophilia A & B) 멈추지 않는 피, 일상 속 위험 출혈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작은 상처에도 피가 멈추지 않고, 멍이 지나치게 쉽게 들거나 관절 속에서 출혈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상황은 아니다. 이는 혈액 응고 인자의 결핍으로 인해 출혈이 멈추지 않는 유전성 질환, 바로 '선천성 혈우병(Hemophilia)'일 수 있다. 혈우병은 X염색체 열성 유전으로 발병하며, 주로 남성에게 발현되고 여성은 보인자로 남는다. 이 질환은 혈액 내 응고인자(Clotting Factor)의 결핍 유형에 따라 A형과 B형으로 나뉘는데, 각각 제8응고인자(Factor VIII)와 제9응고인자(Factor IX) 부족에 의해 발생한다. 증상은 경증부터 중증까지 다양하지만, 중증 환자의 경우에는 자발성 출혈이 일상에서 빈번하게 ..
특이질병 탐구노트: 자신의 몸이 썩어간다고 믿는 병, '코타르 증후군'(Cotard's Delusion) 살아 있으나 죽었다고 믿는 망상 만약 자신이 죽었다고 믿고, 뇌가 썩고 있으며 내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면, 그 사람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극단적이고 특이한 형태의 망상 증세로 분류되는 질환이 있다. 바로 '코타르 증후군(Cotard’s Delusion)'이다. 이 병은 19세기 프랑스 신경정신과 의사인 쥘 코타르(Jules Cotard)가 처음 기술한 망상 장애로, 환자가 자신의 존재가 사라졌다고 믿거나, 신체 일부 또는 전체가 죽었다고 확신하는 증상을 보인다. 환자들은 “나는 죽었다”, “내 심장은 멈췄다”, “피가 흐르지 않는다”, “장기가 썩었다”, “나는 지옥에 있다”와 같은 표현을 반복하며, 실질적으로 모든 생활의욕을 상실한다. 일부는 자기 몸에 대..
특이질병 케이스 리포트: 자는 동안 몸이 마비되는 병, '주기성 마비 증후군'(Periodic Paralysis Syndrome) 깨어나도 움직일 수 없는 아침 아침에 눈을 떴지만, 온몸이 마비되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다면 어떤 느낌일까. 몸은 멀쩡한 것처럼 보이지만, 뇌의 명령이 사지로 전달되지 않는 그 순간, 사람들은 극심한 공포에 빠진다. 이는 단순한 ‘잠에서 덜 깼다’는 상태가 아니라, 실제로 근육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희귀질환, '주기성 마비 증후군(Periodic Paralysis Syndrome, PPS)'의 증상일 수 있다. 이 질환은 칼륨, 나트륨 등의 이온 농도 변화에 따라 신체의 근육세포가 정상적인 전기 자극을 전달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근육 수축 기능이 갑자기 마비되는 신경-근육계 질환이다. 이 병은 대개 아침 기상 직후, 또는 운동 후 휴식 시, 과식 직후 등 특정 상황에서 발현되며, 수분에서 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