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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질병 탐구노트: 자신의 몸이 썩어간다고 믿는 병, '코타르 증후군'(Cotard's Delusion) 살아 있으나 죽었다고 믿는 망상 만약 자신이 죽었다고 믿고, 뇌가 썩고 있으며 내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면, 그 사람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극단적이고 특이한 형태의 망상 증세로 분류되는 질환이 있다. 바로 '코타르 증후군(Cotard’s Delusion)'이다. 이 병은 19세기 프랑스 신경정신과 의사인 쥘 코타르(Jules Cotard)가 처음 기술한 망상 장애로, 환자가 자신의 존재가 사라졌다고 믿거나, 신체 일부 또는 전체가 죽었다고 확신하는 증상을 보인다. 환자들은 “나는 죽었다”, “내 심장은 멈췄다”, “피가 흐르지 않는다”, “장기가 썩었다”, “나는 지옥에 있다”와 같은 표현을 반복하며, 실질적으로 모든 생활의욕을 상실한다. 일부는 자기 몸에 대..
특이질병 케이스 리포트: 자는 동안 몸이 마비되는 병, '주기성 마비 증후군'(Periodic Paralysis Syndrome) 깨어나도 움직일 수 없는 아침 아침에 눈을 떴지만, 온몸이 마비되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다면 어떤 느낌일까. 몸은 멀쩡한 것처럼 보이지만, 뇌의 명령이 사지로 전달되지 않는 그 순간, 사람들은 극심한 공포에 빠진다. 이는 단순한 ‘잠에서 덜 깼다’는 상태가 아니라, 실제로 근육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희귀질환, '주기성 마비 증후군(Periodic Paralysis Syndrome, PPS)'의 증상일 수 있다. 이 질환은 칼륨, 나트륨 등의 이온 농도 변화에 따라 신체의 근육세포가 정상적인 전기 자극을 전달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근육 수축 기능이 갑자기 마비되는 신경-근육계 질환이다. 이 병은 대개 아침 기상 직후, 또는 운동 후 휴식 시, 과식 직후 등 특정 상황에서 발현되며, 수분에서 수 시..
특이질병 탐구생활 : 돌연 생긴 외국 억양, '포린 액센트 증후군' 내 목소리가 나 같지 않다 아무런 해외 경험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영국 억양으로 말하기 시작하거나, 한국어를 계속 쓰고 있지만 발음이 외국인처럼 바뀌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바로 이러한 기이한 언어적 변화가 나타나는 신경계 질환이 '포린 액센트 증후군(Foreign Accent Syndrome, FAS)'이다. 이 질병은 사고, 뇌졸중, 뇌염, 두부 외상 등 뇌에 손상을 입은 뒤 발음 패턴이 바뀌면서, 마치 외국인의 억양처럼 들리는 증상이 특징이다. FAS는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전 세계에서 약 100건 정도만 공식적으로 보고되었고, 국내에서는 극소수 사례가 소개되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병 전과 후의 말투가 확연히 달라졌음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으며, 본인은 분명히 같은 언어를 쓰고 있음에도 주..
특이질병 탐사기획: 피부가 비늘로 뒤덮이다, '할레퀸 각피증' 움직일수록 뼈가 되는 몸 누구에게나 뼈는 생명을 지탱해주는 기본 구조물이지만, 만약 움직일수록 근육과 힘줄이 뼈로 변해버린다면 그 뼈는 생명을 가두는 족쇄로 전락한다. 바로 이런 상황에 놓이는 질환이 '진행성 골화섬유이형성증(Fibrodysplasia Ossificans Progressiva, FOP)'이다. 이 희귀병은 신체의 연부 조직 (근육, 인대, 힘줄, 심지어 피부 아래 결합조직 등)가 점진적으로 골조직으로 전환되는 극단적인 유전성 질환이다. ‘할레퀸’이라는 이름은 중세 유럽 희극에 등장하는 마름모 무늬 의상을 입은 광대 캐릭터에서 유래했다. 병변의 격자형 갈라짐이 이 복장을 연상케 한다는 데서 붙여진 것이다. 할레퀸 각피증은 극히 드물며, 전 세계적으로 100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
특이질병 케이스파일: 근육이 뼈로 바뀌는 병, '진행성 골화섬유이형성증'(FOP) 움직일수록 뼈가 되는 몸 누구에게나 뼈는 생명을 지탱해주는 기본 구조물이지만, 만약 움직일수록 근육과 힘줄이 뼈로 변해버린다면 그 뼈는 생명을 가두는 족쇄로 전락한다. 바로 이런 상황에 놓이는 질환이 '진행성 골화섬유이형성증(Fibrodysplasia Ossificans Progressiva, FOP)'이다. 이 희귀병은 신체의 연부 조직 (근육, 인대, 힘줄, 심지어 피부 아래 결합조직 등)가 점진적으로 골조직으로 전환되는 극단적인 유전성 질환이다. 가장 처음 나타나는 증상은 대개 생후 10세 이전의 어린 시절에 발견되며, 감기나 근육 타박상 이후에 해당 부위가 단단하게 굳는 현상으로 시작된다. 이는 단순한 근육통처럼 보일 수 있어 진단이 지연되기 쉽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척추, 목, 어깨,..
특이질병 리얼스토리 : 가려움 속에 숨은 섬뜩한 실, '모르겔론스 병' 피부 아래에 뭔가 꿈틀거리는 느낌 누군가 자신의 피부 아래에서 실처럼 가느다란 섬유질이 꿈틀거리고, 그걸 손으로 뽑아냈다고 주장한다면 사람들은 쉽게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세계 곳곳에는 “피부 속에서 섬유질이 자란다”거나 “살갗 아래에서 기생충 같은 게 움직인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존재한다. 그들이 말하는 이 괴상하고 불쾌한 질환은 바로 모르겔론스 병(Morgellons Disease)이다. 이 병은 일반적인 피부 질환과 달리, 강한 가려움증, 따끔거림, 무언가가 피부를 기어다니는 감각, 그리고 피부에서 섬유질이나 결정체가 나온다는 증상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 섬유질을 휴지나 핀셋 등으로 뽑아내어 병원에 가져가며, 그것이 자신을 오랜 시간 괴롭힌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많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