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질병

경북 산간지역에서 주의해야 할 특이질병 ‘야토병’의 출현과 예방 전략

sudi-news 2025. 7. 11. 13:28

경북 산간지역 생태환경과 특이질병 ‘야토병’의 상관관계

경상북도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산악지형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문경, 안동, 청송, 영양, 울진 등의 지역은 인적이 드문 산림과 계곡, 농촌지역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생태환경은 아름다운 관광자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야생동물과 접촉이 잦고 진드기 서식이 활발한 환경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런 지역에서 주의해야 할 특이질병 중 하나가 ‘야토병’(Tularemia)입니다.

 

 

 야토병은 아직 국내에서는 발생이 매우 드문 편에 속하지만, 기후변화, 생태계 변화, 야생동물 서식 밀도 증가로 인해 잠재적인 확산 위험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 질병은 '프란시셀라 툴라렌시스(Francisella tularensis)'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며, 세계적으로는 북미, 유럽,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 풍토병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연구자들은 특히 경북 북부 산악지역의 진드기 및 설치류에서 이 균의 유전자 조각이 검출된 바 있어, 특이질병으로서의 감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야토병은 진드기뿐 아니라 토끼, 들쥐, 다람쥐 같은 야생 포유류와의 접촉 또는 사체 처리, 오염된 물·토양 접촉, 에어로졸 형태의 공기 감염까지 다양한 경로로 전파될 수 있어, 산림청, 국립공원관리공단, 질병관리청 등이 함께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특이질병입니다. 따라서 경북 산간지역을 여행하거나 거주하는 이들은 이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감염 경로와 예방책을 숙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야토병, 산간지역에서 주의해아 할 특이질병

 

야토병의 감염 경로와 증상의 다양성

 

 야토병의 가장 대표적인 감염 경로는 진드기 물림, 그리고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입니다. 특히 토끼나 설치류 사체를 직접 만졌을 경우, 손상된 피부를 통해 세균이 체내로 침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냥꾼, 산림 활동가, 자연농업 종사자처럼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험성이 높습니다. 감염 후 잠복기는 보통 3~5일 정도이며, 감염 경로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 궤양성형: 가장 흔한 유형으로, 피부에 궤양과 부은 림프절이 동반됨
  • 안구형: 오염된 손으로 눈을 만질 경우 결막염 및 부종
  • 인후형: 오염된 물을 마셨을 경우 인후통, 구토, 설사
  • 폐형: 공기 중 감염일 경우 폐렴 증세, 기침, 흉통
  • 장형: 오염된 음식 섭취 시 위장관계 증상

 가장 치명적인 형태는 폐형 야토병으로, 치료 없이 방치될 경우 사망률이 30% 이상에 달할 수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야토병을 생물학 테러 가능성 질환으로도 분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단순 감기, 독감, 피부염과 유사하여 감염 여부를 놓치기 쉽다는 점이며, 이로 인해 감염이 확산되는 위험도 큽니다.

 

국내 감시현황과 경북 지역의 감염 잠재성

 

 국내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야토병 환자 보고는 없으나, 2017년 이후 경북 북부 지역에서 진드기 및 설치류를 채집해 분석한 결과 야토병 원인균의 DNA가 반복적으로 검출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특히 청송, 영양, 봉화 지역은 야생동물 밀집도가 높고, 인구 고령화로 인해 자급자족 농업을 하는 노년층이 많아 감염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이 집중된 지역입니다.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은 2020년부터 ‘진드기 감시 사업’의 일환으로 야토병 위험지역을 모니터링 중이며, 최근에는 산림청과의 협업을 통해 산악지대 내 감염원 탐지 및 방역사업도 확대 중입니다. 그러나 아직 대중 인식은 낮아, 야외활동 후 발열이나 림프절 부종 등 증상을 단순 감기나 근육통으로 오해하는 사례가 많고, 의료기관에서도 의심질환으로 간주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야토병이 실질적인 ‘특이질병’으로 국내에서 고려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특히 야생동물 개체 수 증가, 캠핑 및 등산 인구 증가, 기온 상승에 따른 진드기 활동 확대가 겹치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감염 사례가 공식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해당 지역 거주민과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선제적 정보 제공과 진단체계 정비가 필요합니다.

 

예방 수칙과 지역 기반 대응 전략

 

 야토병은 백신이 존재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보편적 예방접종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철저한 개인 위생과 야외활동 수칙 준수가 최선의 예방책입니다. 특히 경북 산간지역을 방문하거나 거주 중인 분들은 다음과 같은 수칙을 반드시 실천해야 합니다.

  • 진드기 활동 시기(5~10월)에 긴소매, 긴바지, 모자, 등산화 착용
  • 피부 노출 최소화 및 진드기 기피제 사용
  • 야생동물 사체 접촉 금지, 동물 사냥 시 장갑 착용
  • 야외에서 돌아온 후 즉시 샤워, 의복은 뜨거운 물로 세탁
  • 오염된 물 음용 금지, 자연수는 반드시 끓여서 마시기
  • 이상 증상(열, 림프절 통증 등) 발생 시 즉시 병원 방문

지역 차원에서는 야토병 감염 가능성 지역 표시, 감염경보 표지판 설치, 보건소·의료기관과의 진단 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또한 야외체험 교육기관, 생태관광 업체 등과의 협력을 통해 감염병 예방 교육을 병행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질병관리청은 향후 야토병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이는 감염 확산 시 즉각적인 방역과 치료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감염병은 대부분 사후 대처보다 사전 예방이 훨씬 효과적이며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지금이 바로 야토병을 특이질병으로 경계하며 대응체계를 갖춰야 할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