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질병

부산 낚시객들이 주의해야 할 특이질병 ‘에르리키아증’의 감염 경로와 예방법

sudi-news 2025. 7. 10. 12:02

해안 도시 부산과 낚시 문화의 그림자, ‘특이질병’ 에르리키아증

 부산은 국내 최대의 해양도시이자, 사시사철 낚시 관광이 활발한 지역입니다. 영도, 기장, 다대포, 해운대, 송정 등지에는 연중 수많은 낚시객과 캠핑 인파가 몰려들며, 해안선과 하천, 습지 주변 생태계도 매우 풍부합니다. 이러한 지역 특성은 해양 생태 기반 여가 활동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진드기 매개 감염병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그중 최근 주목받고 있는 특이질병 '에르리키아증(Ehrlichiosis)'은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인지하고 조심해야 할 감염병입니다.

에르리키아증, 부산 낚시객들이 주의할 특이질병

 

 에르리키아증은 진드기를 매개로 한 세균성 인수공통감염병입니다. 사람에게 감염되는 형태는 주로 ‘인간 단핵구성 에르리키아증(Human monocytic ehrlichiosis, HME)’으로, 국내에선 2000년대 이후 드물게 발생해왔으나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3년 사이 보고 건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질병은 ‘에르리키아’라는 세균이 참진드기를 통해 사람의 혈액 내 백혈구를 감염시키며 발병하고, 체내 면역세포를 파괴함으로써 고열, 근육통, 간 기능 이상, 백혈구 감소 등 다양하고 위험한 전신증상을 유발합니다.

부산처럼 하절기에도 비교적 온난하고 습한 기후를 가진 해양 도시에서는 5~10월 사이 진드기 활동이 왕성해지며 감염 위험이 증가합니다. 특히 방파제 주변 풀밭, 강 하구 낚시터, 숲 근처에서 숙영을 하거나 돗자리 없이 앉는 경우, 피부 노출 부위를 통해 진드기에 물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경로는 대부분의 낚시객, 캠핑족이 무심코 방치하기 쉬운 부분이기에, 해당 감염병은 부산 지역에서 ‘특이질병’으로 간주될 필요가 있습니다.

 

에르리키아증의 감염 경로와 주요 증상, 진단의 어려움

 

에르리키아증은 감염된 참진드기가 사람의 피부를 물며 혈액 내로 세균을 침입시키면서 감염됩니다. 감염된 후 보통 5~14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급성으로 증상이 시작되는데, 발열(38도 이상), 두통, 피로감, 근육통, 구토, 설사, 발진 등이 대표적입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호흡곤란, 황달, 중추신경계 이상, 쇼크 증상 등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되며, 특히 면역저하자나 노약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질환이 일반적인 감기나 장염, 다른 발열성 질환과 초기 증상이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부산 지역 의료기관의 진료 사례를 보면, 진드기에 물린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환자의 경우, 발병 초기에 위장염이나 독감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다수였습니다. 이는 적절한 항생제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 검사, PCR(유전자 검사), 혈청 검사 등이 필요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진단 키트가 널리 보급되어 있지 않으며, 감염병 자체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검사 요청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낚시나 캠핑 후 발생하는 고열에 대해 단순한 피로 누적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아, 지역 기반 선별 진료 체계의 구축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부산처럼 낚시 및 야외 활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의식 제고가 필요합니다.

 

부산 해안지역에서의 감염 가능성과 방역 현황

 

 2022년 이후 부산 보건환경연구원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에르리키아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라임병 등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부산, 양산, 김해, 남해안 일대에서 산발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중 일부 사례는 감염 지역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경로 추적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으며, 특히 해안가 풀숲이나 야영장 주변, 낚시가 빈번한 저지대 습지에서 진드기 채집률이 높게 측정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여름철마다 해양수산부 및 질병청과 함께 해수욕장, 낚시터, 야외캠핑장에 방역 활동을 확대 시행하고 있으며, 해마다 5~10월을 진드기 주의 기간으로 설정하여 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감염병은 법정감염병 중 4급으로 관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의 인지도는 낮고, 증상 자체가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율은 매우 저조합니다.

또한 부산 내 다수의 낚시터와 방파제는 무인 운영되거나 사설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아, 위생·방역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하절기엔 이 지역에 캠핑족과 야간 낚시객이 몰리기 때문에, 진드기 접촉 위험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편이며, 감염병 발생 가능성 역시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산지역의 특성과 생태환경에 기반한 맞춤형 방역 전략 수립이 절실합니다.

 

낚시객과 캠핑족을 위한 에르리키아증 예방법과 지역 차원의 대응 전략

 

에르리키아증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입니다. 부산에서 낚시나 야외 활동을 할 경우, 다음과 같은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 긴팔·긴바지 착용 및 밝은 색 옷 선택 (진드기 발견 용이)
  • 돗자리 사용, 풀밭에 직접 앉지 않기
  • 해충 기피제(디에틸톨루아미드 등) 사용
  • 야외활동 후 옷과 피부에 진드기 부착 여부 확인
  • 애완동물과 동반 시 반려동물에도 기생충 방지제 사용

 또한 캠핑 및 낚시 활동 후 2주 이내에 고열, 발진,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고, ‘야외 활동 이력이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조기 진단과 항생제 치료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며,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결정적인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지역 차원에서는 감염병 예보제 도입이 필요합니다. 기온과 습도, 진드기 활동 정보를 기반으로 한 ‘감염병 위험지수’를 만들어, 부산의 주요 낚시터나 야외 활동 장소에 사전 경고 시스템을 설치하거나 모바일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지역 보건소와 낚시 협회, 캠핑장 운영자 등이 협력하여 진드기 기피제 무료 배포, 교육자료 제공, 진료 연계 체계 마련 등 지역사회 중심 대응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