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강원도 산악지대에서 쯔쯔가무시증이 특이질병으로 분류되는가?
쯔쯔가무시증은 진드기류 중 하나인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급성 감염질환으로, ‘Orientia tsutsugamushi’라는 세균이 원인입니다. 이 질병은 주로 가을철에 발생하며, 등산이나 농작업, 벌초 등 산과 들에서 활동할 때 감염 위험이 높습니다. 강원도는 전국에서도 산악지형이 특히 발달한 지역으로, 고도 높은 숲과 초지, 계곡이 많아 진드기류의 서식 환경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또한 지역 주민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강원도 산악지대로 등산, 캠핑, 트레킹을 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이 타 지역보다 현저히 높습니다.
질병관리청은 강원도 평창, 인제, 홍천, 강릉, 태백 등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과 야산 인근 마을을 쯔쯔가무시증 고위험지구로 지정하고 있으며, 9월에서 11월 사이에는 감염 경고가 집중 발령됩니다. 이 시기는 털진드기 유충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이며, 등산로 주변 풀숲이나 잡초지대를 통해 사람에게 접근합니다. 특히 간단한 야외활동에서도 쉽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쯔쯔가무시증은 강원도의 환경적 특성상 ‘특이질병’으로 분류됩니다.
감염 경로는 단 하나, 하지만 대응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 발생
쯔쯔가무시증은 단 하나의 감염 경로, 즉 털진드기 유충의 흡혈에 의해 감염됩니다. 감염된 유충은 사람의 피부를 물고 체액을 주입하며, 이때 세균이 인체로 침투합니다. 유충은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피부에 물렸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린 자리는 나중에 딱지가 앉는 검은색 궤양(가피)이 형성되고, 이 부위는 진단의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감염 후 잠복기는 보통 1~2주이며, 증상은 고열, 오한, 발진, 두통, 근육통, 림프절 부종 등으로 시작됩니다. 가피가 있는 피부 부위를 발견하지 못하고 감기를 의심해 자가치료를 시도하면 병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폐렴, 뇌염, 심근염, 간 기능 이상, 신부전 등 다양한 장기 합병증을 유발하며, 특히 고령자나 기저질환자에서는 패혈증으로 진행되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일부 사례에서는 치료 시기를 놓쳐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하거나 사망에 이른 경우도 있습니다.
쯔쯔가무시증은 사람 간 전염은 없지만, 진드기만 있으면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환경성 감염병'입니다. 즉, 예방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환경에 대한 인식과 보호조치를 얼마나 잘 취하느냐에 따라 감염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강원도 같은 산악지역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강원도 내 쯔쯔가무시증 발생 현황과 방역대책
강원도는 매년 가을철이면 쯔쯔가무시증 환자 수가 전국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실제로 2022년에는 전국 감염자 4,700여 명 중 강원도에서만 약 800명이 발생했고, 이는 전체의 17%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강원도에서 많이 발생하는 시군은 홍천, 평창, 정선, 인제, 강릉, 춘천 등 고산지대 또는 초지·임야가 넓은 지역이며, 특히 벌초·등산·감자 수확철이 맞물리는 9월~11월 사이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이에 강원도청과 각 시군 보건소는 매년 가을을 맞이하여 진드기 기피제 무료 배포, 예방 캠페인, 농민 및 등산객 대상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심 근처 등산로와 공공 캠핑장에는 예방수칙 안내 현수막과 알림판을 설치하며, 지역 주민에게는 야외 작업 시 긴팔·긴바지 착용, 돗자리 사용 권장, 외출 후 샤워·옷 세탁 권고 등의 실질적인 수칙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쯔쯔가무시증이 의심될 경우에는 진료소 및 보건소에서 무료 검사가 가능하며, 초기 항생제 치료(주로 독시사이클린)를 통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피부 병변이 없는 경우 감별 진단이 어렵고, 증상이 감기와 유사해 조기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질병 인지도 향상과 함께 지역주민 대상의 정기적인 교육 강화가 필수적입니다.
쯔쯔가무시증을 피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예방 전략
쯔쯔가무시증은 백신이 없고, 전적으로 개인의 주의와 생활 습관에 의존하는 예방 중심 질환입니다.
예방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털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고, 야외활동 후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우선 등산이나 벌초, 텃밭 작업 등 야외 활동 시에는 반드시 긴팔, 긴바지, 긴 양말을 착용하고, 바지 끝은 양말 안에 넣어 진드기의 접근을 차단해야 합니다. 진드기 기피제를 옷과 피부에 뿌리는 것도 효과적이며, 앉을 때는 돗자리를 사용하고 풀밭에 맨살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활동 후에는 반드시 샤워와 전신 확인이 필요합니다. 진드기는 눈에 잘 띄지 않으므로, 귀 뒤, 무릎 뒤, 사타구니, 팔꿈치 안쪽 등 잘 보이지 않는 부위를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야외에서 입은 옷은 즉시 세탁하고, 감염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고열, 발진, 몸살 증상)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쯔쯔가무시증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강원도에서는 매년 가을철 지역 라디오, 전광판, SNS 등을 통해 예방수칙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농협이나 마을회관을 통해 기피제를 나눠주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진드기=산책 후 강아지에게 붙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어, 감염 위험성을 낮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쯔쯔가무시증을 ‘특이하고 드문 병’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실질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고, 평상시 생활 속에서 경각심을 갖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쯔쯔가무시증은 조용히 다가오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병입니다.
특히 산악지형이 일상인 강원도에서, 이 질병은 단순한 감염병이 아닌 ‘자연환경 기반 특이질병' 임을 명확히 이해하고, 지역주민과 방문객 모두의 적극적인 예방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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