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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질병 케이스파일: 피부가 비늘처럼 갈라지는 병, '어류비늘증(Ichthyosis Vulgaris)' 1. 피부에 나타나는 ‘비늘’ 현상 어류비늘증(Ichthyosis Vulgaris)은 이름 그대로 피부가 마치 물고기의 비늘처럼 거칠고 갈라지는 것이 특징인 희귀성 피부질환이다. 정상적인 피부는 표피의 각질층이 일정 주기로 떨어져 나가면서 새 세포로 대체되지만, 어류비늘증 환자는 각질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피부 표면이 거칠고 두꺼운 비늘 모양을 띠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건조증과 달리, 피부 구조의 유전적 결함에서 비롯되며,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주로 팔과 다리, 몸통에 회색 또는 흰색의 얇은 각질판이 겹겹이 쌓인 모습이 관찰된다. 특히 겨울철이나 건조한 환경에서 증상이 악화되고, 심하면 피부가 갈라져 통증과 출혈까지 동반한다. 외모적인 변화로 인한 심리적 위축뿐만 아니.. 2025. 8. 11.
특이질병 탐구노트: 얼굴과 팔다리에 생기는 얼룩, '백반증(Vitiligo)' 1. 피부에 갑자기 나타나는 하얀 얼룩의 정체 거울을 보던 어느 날, 피부에 작은 흰 반점이 생긴 것을 발견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점점 커지고 퍼진다면 누구나 불안할 수밖에 없다. 흔히 백반증(Vitiligo)은 이러한 과정을 겪는다. 백반증은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국소적으로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성 피부질환이다. 처음에는 작은 흰 점으로 시작되지만 점차 넓은 부위로 퍼져, 얼굴, 손, 발, 관절 주변, 생식기 등 다양한 부위에 비색소성 반점이 형성된다. 백반증은 전염되지도 않고,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지만, 심리적·사회적 영향을 매우 강하게 주는 질환이다. 특히 피부색이 진한 사람일수록 대조가 뚜렷해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며, 대인관계와 자존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많은 환자.. 2025. 8. 10.
특이질병 리포트: 눈을 뜰 수 없는 병, '안검하수(Ptosis)' 졸린 눈? 그게 병일 수도 있다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부위는 단연 눈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늘 피곤하거나 졸린 듯한 눈을 하고 있다. 혹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한쪽 눈꺼풀의 처짐이, 사실은 시야를 가릴 만큼 심각한 상태일 수도 있다. 이러한 상태를 안검하수(Ptosis)라고 부른다. 이는 위눈꺼풀이 비정상적으로 아래로 처지는 질환으로, 외모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시야 장애나 눈의 피로, 이차적 안면 변형까지 유발할 수 있는 특이질병이다. 안검하수는 선천적일 수도 있고, 후천적으로 생길 수도 있다. 선천성 안검하수는 주로 위눈꺼풀을 들어올리는 ‘상안검거근’의 발달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유아기부터 한쪽 또는 양쪽 눈꺼풀이 아래로 처져 있는 모습이 특징이다. 후천성 안검.. 2025. 8. 10.
특이질병 케이스파일: 팔과 다리가 동시에 마비되는 병, '길랭-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 갑작스레 무너지는 사지의 힘 하루아침에 걸을 수 없게 된다면 어떨까? 멀쩡하던 사람이 며칠 사이에 걷는 것은 물론, 팔을 들거나 심지어 호흡하는 것까지 어려워진다면, 그 충격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길랭-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은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급성 신경계 특이질환이다. 주로 바이러스 감염이나 예방접종, 수술 등 특정한 면역 반응 이후, 우리 몸의 면역계가 실수로 말초신경을 공격하면서 마비 증상이 진행되는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초기에는 양쪽 다리의 저림, 근력 약화, 이상 감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이 증상은 빠르게 팔, 상체, 심지어 호흡근육이나 안면신경까지 마비시키기도 한다. 감각 이상, 반사저하, 불균형 등이 동반되며, 증상 발현 후.. 2025. 8. 10.
특이질병 탐구노트: 손끝부터 발끝까지, 느껴지지 않는 감각 – '말초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 저리다 못해 무감각해지는 신경의 이상 한밤중에 이유 없이 손발이 찌릿하거나, 양말을 신은 채로 걷는 듯한 감각이 들거나, 핀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혈액순환 문제만은 아닐 수 있다. 이런 증상은 흔히 무시되기 쉽지만, 그 이면에는 신경계의 구조적 손상과 기능 장애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말초신경병증(Peripheral Neuropathy)은 척수와 뇌에서 이어지는 중심신경계가 아닌, 손과 발을 포함한 말초 부위의 신경이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감각, 운동, 자율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복합 질환이다. 이 질환은 경미한 감각 저하에서 시작해 심각한 운동장애나 자율신경 이상까지 발전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말초신경은 전신으로 퍼져있는 전선망처럼 작동한다. .. 2025. 8. 9.
특이질병 케이스파일: 피부에 갑자기 문신처럼 생기는 멍, '비타민 K 결핍 출혈증(Vitamin K Deficiency Bleeding)' 작은 멍에서 시작된 의외의 이상 신호 몸에 특별한 외상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팔뚝이나 다리, 복부에 커다란 멍이 퍼지듯 생긴다면, 누구나 이상하다고 느낄 것이다. 더 놀라운 건 그 멍이 단순한 타박상이 아니라, 혈액이 정상적으로 응고되지 않아 피부 밑으로 스며든 출혈이라는 점이다. 특히 반복적으로 멍이 들거나, 양치 후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코피가 자주 난다면 단순히 체질 문제로 넘기기엔 위험하다. 이런 경우 비타민 K 결핍에 의한 출혈성 질환, 즉 비타민 K 결핍 출혈증(Vitamin K Deficiency Bleeding, VKDB)을 의심할 수 있다. 비타민 K는 혈액응고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체내에서 혈액이 너무 많이 흐르지 않도록 조절하는 ‘응고인자’를 활성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하.. 2025.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