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질병 탐구노트: 얼굴과 팔다리에 생기는 얼룩, '백반증(Vitiligo)'
1. 피부에 갑자기 나타나는 하얀 얼룩의 정체 거울을 보던 어느 날, 피부에 작은 흰 반점이 생긴 것을 발견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점점 커지고 퍼진다면 누구나 불안할 수밖에 없다. 흔히 백반증(Vitiligo)은 이러한 과정을 겪는다. 백반증은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국소적으로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성 피부질환이다. 처음에는 작은 흰 점으로 시작되지만 점차 넓은 부위로 퍼져, 얼굴, 손, 발, 관절 주변, 생식기 등 다양한 부위에 비색소성 반점이 형성된다. 백반증은 전염되지도 않고,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지만, 심리적·사회적 영향을 매우 강하게 주는 질환이다. 특히 피부색이 진한 사람일수록 대조가 뚜렷해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며, 대인관계와 자존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많은 환자..
2025. 8. 10.
특이질병 케이스파일: 팔과 다리가 동시에 마비되는 병, '길랭-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
갑작스레 무너지는 사지의 힘 하루아침에 걸을 수 없게 된다면 어떨까? 멀쩡하던 사람이 며칠 사이에 걷는 것은 물론, 팔을 들거나 심지어 호흡하는 것까지 어려워진다면, 그 충격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길랭-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은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급성 신경계 특이질환이다. 주로 바이러스 감염이나 예방접종, 수술 등 특정한 면역 반응 이후, 우리 몸의 면역계가 실수로 말초신경을 공격하면서 마비 증상이 진행되는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초기에는 양쪽 다리의 저림, 근력 약화, 이상 감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이 증상은 빠르게 팔, 상체, 심지어 호흡근육이나 안면신경까지 마비시키기도 한다. 감각 이상, 반사저하, 불균형 등이 동반되며, 증상 발현 후..
2025. 8. 10.
특이질병 케이스파일: 피부에 갑자기 문신처럼 생기는 멍, '비타민 K 결핍 출혈증(Vitamin K Deficiency Bleeding)'
작은 멍에서 시작된 의외의 이상 신호 몸에 특별한 외상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팔뚝이나 다리, 복부에 커다란 멍이 퍼지듯 생긴다면, 누구나 이상하다고 느낄 것이다. 더 놀라운 건 그 멍이 단순한 타박상이 아니라, 혈액이 정상적으로 응고되지 않아 피부 밑으로 스며든 출혈이라는 점이다. 특히 반복적으로 멍이 들거나, 양치 후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코피가 자주 난다면 단순히 체질 문제로 넘기기엔 위험하다. 이런 경우 비타민 K 결핍에 의한 출혈성 질환, 즉 비타민 K 결핍 출혈증(Vitamin K Deficiency Bleeding, VKDB)을 의심할 수 있다. 비타민 K는 혈액응고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체내에서 혈액이 너무 많이 흐르지 않도록 조절하는 ‘응고인자’를 활성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하..
2025. 8. 9.